STREET TANGO (PARIS) #2

거리에서 사람들이 스쳐지나는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이들이 탱고를 추고 있다는 얄궃은 상상을 해본다. 실제로는 스치는 순간의 모습일 뿐이지만 그 찰나에 그들은 세상 가장 가까운 관계로 멈추어 이렇게 사진 안에 머물러 있다. 마찬가지로 탱고 역시 타인과 잠깐 동안 반도네온 선율의 마법에 시간을 멈춰두고 그토록 살가운 연인이었다가 춤이 끝나면 각자 있어야 할 곳으로 되돌아가니까. 그렇다면 결국 이 사진들처럼 서로 모르는 사람끼리 스치는 순간의 모습이 다양한 각도에서 수없이 겹쳐지고 포개어지고 있는 것이 바로 탱고가 아니겠나. 어쩌면 그렇게 우린 하루 중에도 거리에서 모르는 수십, 수백 명과 탱고를 추는지도 모르지. 그 가능성 때문에 나는 카메라의 능력을 빌려 수많은 세상을 정지시키고 있다. 생판 모르는 두 사람이 이뤄내는 은밀한 거리의 탱고를 증명하기 위해. 그들 각자 이 박제된 찰나 안에서 추는 탱고가 찬란한 순간이길 진심으로 바라면서 말이다.

-사진작가 위성환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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